일요일 밤에 떠난 제주 여행 01

일요일 저녁 김포공항

갑작스러웠다. 출장을 떠난다는 친구?의 여정에 동행하기로 한 결정.

떠나기 하루 전에 항공권과 숙소를 구했고, 일요일 저녁 8시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출발했다. 극단적인 계획형 인간인 나에게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기에 과정 자체가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일단 떠나자"라는 마음이 생긴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겠지.

김포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기다리며

일요일 밤, 김포를 떠나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느낀 점은 일요일 밤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이용하는구나 였다. 항공권이 저렴하지도 않고, 숙소도 평일보다 비싸게 잡아서 살짝 아까운 마음은 들었지만, 지금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다시 시도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멤돌았다. 공항에 가면 항상 생각나는 영화 '인디에어(아래 이미지)' 때문에 활주로를 한 장 찍어놓는다. 같은 사진이라고 떠날 때와 돌아갈 때의 기분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보통 떠날 때는 설레임이 가득했는데, 이번 여행은 혼자 떠나기도 했고, 밤이다 보니 살짝 차분한 감정으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 '인 디 에어' 국내 포스터
첫날 머물렀던 숙소 제주 라마다 시티 호텔

제주에 도착한 건 밤 9시가 조금 넘어서였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들어가니 밤 9시 반, 출장으로 제주를 방문하는 친구는 나보다 한시간 정도 늦게 도착해서, 미리 간단한 먹거리를 사놓고 기다렸다. 둘 다 피곤한 상태에서 간단한 간식과 맥주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위에 호텔 사진은 다음날 아침에 산책나가면서 찍은 사진. 나는 오전 시간을 홀로 산책과 카페에서 노트북을 친구삼아 보내고, 출장 온 친구는 오전내내 업무 때문에 이동해야 했다.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친구와 함께 제주시청 인근의 누릉지 식당을 갔다. 갈치조림이 유명한 집. 나보다 제주를 훨씬 더 많이 다녀본 친구의 추천으로 찾은 식당이다. 

제주 누릉지 식당의 갈치조림

정갈한 반찬과 갈치조림은 천생연분. 돌솥밥을 보고 왜 이 식당이름에 '누릉지'라는 단어가 붙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제주갈치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그렇게 짜지도 심심하지도 않은 적당한 양념으로 밥 한그릇을 후다닥 비워내고, 배부르다고 흐믓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