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쓰는 유럽 도서관 이야기(영국 & 네덜란드)-06

2박3일의 빡빡한 일정으로 영국 런던에 온 것이 너무나 아쉬웠던 시간이었다. 첫날 저녁에 도착해서 1일은 거의 도서관만 돌아다녔고 하루는 문화 공연 관람과 걷기 여행(?)으로 짜여진 이 여행은 나의 첫 유럽 여행이었기에 너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일정과 일정사이를 지하철 혹은 버스 그리고 튼튼한 두발로 이동하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런던의 곳곳은 예상보다 편안했고 즐거운 일상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 머물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 템즈강은 들었던 것처럼 똥물이었지만 사람들은 가을날씨와 일상의 여유를 누리기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행객으로 내가 느꼈던 영국사람들은 생각보다 동양적(?)이었다. 편하고 친근했던 모습들? 물론 이것이 단면일 수는 있겠으나... 내가 느낀 바로는 그랬다.

 

둘째날이었나 마지막날이었나? ㅎㅎ 한끼는 시장같은 곳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마도 "Borough Market"(버로우 마켓)으로 기억한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 볼 수 있고, 장도 볼 수 있는 그런 시장. 우리나라 광장시장과 비슷했다. 물론 서양의 시장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긴 하다. 공연 하는 사람도 있고, 길에서 의자를 놓고 둥굴게 앉아서 커피나 차를 마시는 사람들고 많았다.

우리 일행도 5~6가지 정도의 음식을 각자 구해서 함께 나눠먹어 봤는데... 뭐랄까 동남아시아 음식 혹은 아프리카 음식 같은 느낌의 음식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맛은 이국적이긴 했지만 먹을만 했다. 물론 우리나라 시장이 당연히 더 맛있겠죠? ㅎㅎ

영국 런던에서 한번의 문화생활은 두가지의 선택사항이었다. '맘마미아'라는 뮤지컬 VS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튼햄' 축구경기. 당연히 나는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고, 축구의 종주국이자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선택하는 것이 맞았겠지만. 그때 왜 그랬는지, 뮤지컬을 선택했다. ㅜ.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비용에 대한 고민(뮤지컬 15만원, 축구경기는 그 두배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일행과 떨어져 축구장에서 길을 잃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겁쟁이 ㅜ.ㅠ;;) 축구를 보지 않은 걸 크게 후회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다시 영국에 와서 축구를 볼 날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기에...

표를 예매하고 시간이 남아서 극장 근처에 있는 수제버거집 '바이런 버거'매장을 찾았다. 맛에는 호불호가 갈리기 나름인데, 함께 갔던 일행 중 한분은 인상적인 맛이라고 평했고, 나는 김치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좀 느끼했다. 조금만 더 검색해도 런던의 유명한 버거집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나는 사서인데도 여행 내내 검색에는... 쩝;;; 아무래도 안되는 언어와 심리적 긴장감 등이 나를 사서로서의 자질을 잊게 했던 것 같다.

여기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뮤지컬의 본고장?은 미국의 브로드웨이가 아닌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라고 한단다. 뮤지컬을 많이 즐겨보지 못한 터라 조심스러운 감정으로 극장에 입장했다. 뮤지컬의 제목은 '맘마미아', 이미 영화로 한 차례 본 적이 있는데 '문화적 충격'까지는 않아도 뭔가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 같았는데... 이걸 런던에 와서 뮤지컬로 감상하니 정말 다른 세상에 온 듯 했다. 영어로만 제공되는 대사와 공연 세트 등이 한국보다 어찌보면 좀 후져보이는 느낌도 들고... 무엇보다 극장안에서 잔술을 팔았는데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오신 여사님들이 술에 취해서 맘마미아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공연내내 너무 피곤해 꾸벅꾸벅 졸기만 했기 때문에 공연 끝나고 나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축구장에서도 졸지는 않았겠지?" ㅎㅎㅎ <2020.05.24>